색약검사표 - 한국 이혼 건수 통계

c-print, 라인테이프
가변 설치
2013

Color Blind Test - the statistics of divorces in South Korea since 1970

c-print, line tape
dimensions variable
2013

 

사회의 각종 현상은 숫자로 환산되며 분포도나 그래프 등으로 나타내어진다. 수집된 데이터는 한사람 한사람의 삶으로 이루어지지만 수치로 환산될 때 그것은 익명이 되며 평균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몇 개의 숫자로 탈색되어버린 후에는 그것이 무엇에 대한 데이터가 되었든 (성장률이든 자살률이든) 그것을 다루는 데에 아무런 정서를 느끼지 않게 된다.

내가 속한 삶의 조건들이 너무도 확고해 보였기 때문에 영영 속하지 않을 것만 같은 영역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데 부모님의 이혼은 태어나면서부터 속했던 가정이란 영역에서 갑자기 추방당한 경험이었다. 그렇게 인식 밖의 영역으로 뛰어들게 되었을 때 나는 우리 사회 속에 이혼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태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이제는 흔한 일이 되어서 예전만큼 충격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가십거리나 시청률을 위한 자극제 혹은 희화화의 대상으로 다뤄진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 두 태도의 공존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며 개인사와 사회사 간에 존재하는 현격한 거리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과연 우리는 숫자 뒤에 있는 삶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일까?